바이낸스, 서클 지분 1억 달러어치를 5% 할인가에 매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가 이를 보여준다. 바이낸스는 9월 17일 서명 한 장으로 서클의 할인 매수자이자 유료 홍보역, 의결권을 지닌 주주가 됐다. 730억 달러짜리 디지털 달러는 이제 가장 큰 진열대를 매달 자기 주주에게서 빌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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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JiangVincent Jiang · 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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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3 무대에서 연설하는 리처드 텡. 뒤 스크린에는 그의 이름과 바이낸스 로고가 투영돼 있다.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3'이 열린 이스탄불 무대에 오른 리처드 텡. 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인 텡은 서클에 대한 1억 달러 투자를 '장기적 확신(long-duration conviction)'이라 불렀다.

서류 한 장, 바이낸스의 세 가지 역할

서클화요일 제출한 8-K 보고서는 모든 일정을 9월 17일로 못 박고 있다. 바이낸스는 주당 80.84달러에 A보통주 123만7011주를 인수했다. 등록을 거치지 않은 사모 방식으로, 클로징 전 시장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1억 달러어치를 산 것이다 1. 이 가격은 당일 종가 85.09달러보다 약 5% 낮았다. 서클 입장에서는 약 5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지 못하고 남겨둔 셈이다 2.

같은 날 양사는 5년짜리 계약도 맺었다. 서클이 바이낸스에 매달 인센티브 수수료를 내고, 바이낸스는 자사 플랫폼에서 USDC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수수료는 서클의 모듈형 스마트컨트랙트 지갑(Modular Smart Contract Wallet) 인프라에 보관된 USDC의 일정 비율로 정해진다 1. 다만 보고서에는 그 비율이 얼마인지 나오지 않는다.

진열대 임대, 기간은 두 배로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나온 세 번째 계약이다. 첫 계약은 2024년 12월 9일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에서 발표됐다. 이 계약으로 USDC는 이용자 2억4000만 명이 넘는 플랫폼 전역으로, 나아가 바이낸스 자체 법인 자산(트레저리)까지 퍼졌다 3. 여기에 월 단위 수수료가 더해졌고, 바이낸스에는 6025만 달러가 선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2년이었다 2.

2025년 8월에는 후속 계약이 이어졌는데, 이번 화요일 보고서는 이 계약 역시 대체한다 1. 새 계약의 기간은 5년이고, 선불금은 시장가보다 싸게 산 지분으로 바뀌었다.

유통 비용, 매출 1달러 중 이미 60센트

새 수수료가 착지할 곳은 한 번도 닫힌 적 없는 비용 항목이다. 서클은 2분기 매출 7억100만 달러 가운데 4억1200만 달러를 유통·거래 및 기타 비용으로 지출했다. 비율로 약 59%다. 이 비중은 8개 분기 연속 대략 58~70% 구간을 오갔다 4. 오래된 코인베이스와의 계약도 같은 구조다 5.

서클 매출 1달러 중 약 60센트는 유통 파트너 몫

55%60%65%70%24년 3분기24년 4분기25년 1분기25년 2분기25년 3분기25년 4분기26년 1분기26년 2분기58.8%첫 바이낸스 계약 발표
Data
유통 파트너 지급액
24년 3분기57.8%
24년 4분기70%
25년 1분기60.1%
25년 2분기61.8%
25년 3분기60.5%
25년 4분기59.9%
26년 1분기58.6%
26년 2분기58.8%
총매출에서 유통·거래 및 기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2024년 3분기~2026년 2분기). 서클의 SEC 제출 서류에서 매출액에 매출총이익을 빼는 방식으로 산출한 수치다. 새 바이낸스 계약에서 공개되지 않은 수수료율의 비용은 이 항목에 기록될 것이다.4

바이낸스의 지분은 기업가치 258억 달러 회사의 약 0.4%다 5. 이사회 의석은 없다. 의결권을 지닌 거래처일 뿐이며, 2년간 매도도 할 수 없다 1. 서클은 이제 주주에게 돈을 주고 고객으로 있게 하고 있다.

법이 죽은 그 주에 산 해자

타이밍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미국 상원은 9월 15일 표결에서 49 대 50으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부결시켰고, 서클 주가는 그날 13% 급락했다 6. 다음 날 아침 서클의 결제·AI 에이전트 상거래용 새 블록체인 아크(Arc)가 가동됐다. 블랙록, DTCC, 비자, 마스터카드가 검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7. 그리고 17일 거래가 성사됐다.

강세 시나리오는 단순하다. 바이낸스는 100개국이 넘는 곳의 3억 명에게 닿는다고 스스로 말한다 8. 연방 차원의 규제 틀이 없는 상황에서 유통망은 남은 해자의 전부다. 리처드 텡 바이낸스 CEO는 이 지분을 '장기적 확신(long-duration conviction)'이라 불렀고, 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는 '휴대전화가 있는 누구나(anyone with a phone)' 쓸 수 있는 디지털 달러를 내세웠다 2.

보도자료가 아니라 지급 항목을 보라

시장의 첫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월요일 94.29달러에 마감한 서클(CRCL)은 화요일 장 전 거래에서 1.3% 넘게 올랐다 9. 해자의 비용은 어디에도 가격 반영돼 있지 않다. 수수료율이 비밀이기 때문이다 1. 다음 분기보고서(10-Q)에서 이 비용은 유통 비용 항목 안에 파묻힌 채, 유통 중인 USDC 규모와 나란히 놓일 것이다. 6월 말 기준 733억 달러로, 1년 새 19% 늘어난 수치다 10.

USDC 잔액이 지급 몫보다 빨리 불어난다면 임대료는 싼 것이었다. 그렇지 못하다면 서클 주주들이 5년 치 청구서를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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