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0억 달러 기판 베팅…법정에서 자신을 꺾은 한미반도체서 장비 산다

2012년 특허 소송에서 삼성 계열사를 꺾은 한미반도체가 삼성전기의 6조7800억원 기판 증설 관련 첫 실명 장비 주문 공시를 냈다. 같은 날 삼성전기는 여섯 번째 AI 서버용 커패시터 장기계약을 발표하며 올해 수주를 3조9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신규 생산능력이 가동되는 건 2028년이다. 한국 반도체주를 떠받쳐 온 자사주 매입 지지대는 이달이면 걷힌다.

원문 읽기

Vincent JiangVincent Jiang · 3 min read
Share
크기가 점점 커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6개가 손끝에 올려져 있는 모습
1 / 6Slide 1 of 6
삼성전기의 AI 서버 우위를 떠받치는 부품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이 시장이 2030년까지 거의 4배로 커질 것으로 본다.

14년 악연을 끊은 기판 품귀

한미반도체는 2012년 핵심 절단 기술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의 장비 자회사 세메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삼성그룹과의 거래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1. 2026년 10월 6일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의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로부터 AI 반도체 기판을 절단·검사·적층하는 장비 244억8000만원(약 1800만 달러) 규모 주문을 받은 사실을 공시했다 12.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삼성그룹이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

악연은 14년을 이어졌고, 끝을 낸 것은 기판 품귀였다.

50억 달러 베팅의 첫 영수증

이번 주문은 삼성전기 이사회가 9월 28일 승인한 6조7800억원 증설투자의 첫 실명 장비 주문이다. 본지가 10월 4일 점검했던 '유리 기판' 승부수이기도 하다. 세종에 FC-BGA 기판 신규 라인을 짓는 데 4조2700억원, 베트남에 2조5100억원이 투입된다. 단일 제품 기준으로는 회사 역사상 최대 투자이며, 연결 자본총계의 43.6%에 이른다 13.

공급업체인 한미반도체에겐 돌파구다. 이번 주문은 한미반도체의 2025년 매출 5766억8000만원의 4.24%에 해당한다. 이 계약으로 올해 공시된 수주는 39.8% 늘어난 862억원이 됐고, 납기는 2027년 12월 17일까지 이어진다 2. 증설은 이제 약속이 아니라 날짜가 찍힌 서류로 남게 됐다.

수주는 2027년, 증설은 2028년

같은 날 오전 삼성전기는 상대를 공개하지 않은 글로벌 고객사와 AI 서버용 커패시터 공급계약(2856억원·1년)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5월 이후 여섯 번째 장기계약으로, 올해 공시된 수주는 약 3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45.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는다고 주장하는데, 골드만삭스는 이 시장이 2025년 14억 달러에서 2030년 58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45.

문제는 일정이다. 계약한 커패시터는 2027년까지 출하되지만 새 기판 라인이 양산에 들어가는 것은 2028년 9월이다 3.

큰손은 이미 갈아탔다

한국의 큰손들은 기다리지 않았다. 올해 3분기 국내 3대 증권사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1조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도하고 삼성전기를 1911억원 순매수했다 6. 10월 6일에는 미래에셋증권 고객 가운데 최근 한 달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삼성전기였다. 이날 삼성전기 주가는 5.63% 오른 167만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7.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40만원으로 올리면서 1조5570억원 규모 실리콘 커패시터 계약만으로 2027년 매출 5000억원, 2028년 매출 1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7.

한국의 큰손, 메모리주 1조5000억원 팔고 커패시터주로 갈아탔다

-₩1,000B-₩500B₩0B₩500B삼성전자-₩864.8BSK하이닉스-₩716.2B삼성전기₩191.1B
Data
Value
삼성전자-₩864.8B
SK하이닉스-₩716.2B
삼성전기₩191.1B
국내 3대 증권사 자산 10억원 이상 투자자의 2026년 3분기 순거래(단위: 십억원). 양수는 순매수다. 출처: 한국경제 포트폴리오 분석 [6].6

거래의 이면

이 수치를 담은 포트폴리오 분석은 3분기 매도를 특정 공시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변동성 속에서 AI 버블 우려가 커지자 나온 위험 관리로 해석했다. 이 매도 자금은 삼성전자 우선주와 월배당 커버드콜펀드로 자리를 옮겼다 6. 그리고 한국 반도체주를 떠받치던 매수세는 끝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의 74.69%, SK하이닉스는 58.79%를 집행했고 두 회사 모두 10월 중순까지 매입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8.

주목할 포인트

삼성전자는 2026년 주주환원 90조~110조원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한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패키지다. 나머지 규모는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된다 9. 우선 주목할 시점은 10월 중순이다. 자사주 매입은 첫 신규 기판 라인 가동보다 2년 앞서 끝난다.

Deepdive

AI-generated from this story and its cited sources. Not investment advice.

Reader comments

0 comments

    Sign up

    Get your curated digest

    After email confirmation, you will receive a daily digest of the most relevant news that matter to your portfol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