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시보드는 내주고 데이터는 챙긴다'…베니오프의 승부수

세일즈포스는 드림포스에서 AIforce로 레코드와 업무 프로세스, 권한을 클로드와 슬랙, 자사 라이트닝에 개방했다. 모델 제공사는 데이터를 일절 보관하지 않는다. 시장은 이미 두 번 표를 던졌다. 'AI가 CRM을 죽인다'는 공포에 37% 급락했다가, 113억5000만 달러짜리 분기 실적과 39억 달러에 가까운 AI ARR(연간 반복 매출)을 앞에 두고 255.65달러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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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JiangVincent Jiang · 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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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포스 무대에 선 마크 베니오프가 제품 슬라이드로 가득한 대형 화면을 배경으로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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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포스 개막 기조연설을 하는 마크 베니오프. 그는 올해 컨퍼런스에서 'SaaS 대재앙'(SaaSpocalypse)론을 '터무니없는 헛소리'라 일축한 뒤 세일즈포스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외부 AI 어시스턴트에 개방했다.

무대 위에서 생중계된 '양보'

마크 베니오프는 9월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연 드림포스 개막 무대에서 'SaaS 대재앙'론을 '터무니없는 헛소리'라 일축했다. 그러곤 바로 소프트웨어 업계가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항복에 가장 가까운 출시를 감행했다 3. AIforce는 직원이 그동안 하던 클릭 작업을 어시스턴트가 대신하게 하는, 지금 실제로 돌아가는 인터페이스 계층이다. 베니오프는 이번 공포가 "소프트웨어의 종말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 모든 일을 시키는 소프트웨어의 종말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3.

인터페이스는 애초에 제품이 아니었다

AIforce는 세일즈포스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 비즈니스 로직, 권한을 어떤 AI 인터페이스에든 열어준다. 클로디포스(Claudeforce)는 영업 스킬 37개를 담은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서버를 통해 앤스로픽 클로드 안에 세일즈포스를 심고, 슬랙포스(Slackforce)는 슬랙 안에서 같은 역할을 한다. 에이전트포스 코워커(Agentforce Coworker)는 세일즈포스 자체 라이트닝에 자리 잡았으며 출시 첫 35일 만에 사용자 10만 명이 이를 켰다 23. 요청은 고객이 이미 설정해 둔 권한 안에서 처리되고, 모델 제공사는 아무것도 보관하지 않는다 12.

패트릭 스토크스 애플리케이션·마케팅 부문 사장은 모두가 알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던 본심을 꺼내 놓았다. "세일즈포스의 가치는 애초에 UI에 있지 않았다. 고객이 자신의 비즈니스를 코드로 새겨 넣는 방식을 저장하는 플랫폼에 있었다" 1. 세일즈포스는 화면은 그냥 내주고 요금 계량기는 챙긴 셈이다.

한 분기가 투매를 랠리로 뒤집었다

시장은 베니오프가 이 주장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값을 다시 매겨 두었다. 에이전트가 CRM을 통째로 대체하리라는 우려 속에 세일즈포스(CRM) 주가는 연초 한때 37%까지 빠지며 52주 최저치 146.32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한 달간 34% 상승 랠리를 거쳐 기조연설 당일 255.65달러로 마감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2100억 달러였다 18.

바뀐 것은 서사가 아니라 한 분기 실적이었다. 매출 113억4500만 달러(11% 증가), 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 4.29달러(119% 증가), 에이전트포스와 Data 360을 합친 ARR은 39억 달러에 육박하며 210% 넘게 늘었다. 베니오프는 이 수치가 "곧 4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4. 공포가 몰아치는 내내 매출은 단 한 분기도 전년 동기를 밑돌지 않았다.

'AI가 CRM 죽인다' 말이 12분기째…전년 동기 하락 분기는 없어

$8B$9B$10B$11B$12B23년 4분기24년 2분기24년 4분기25년 2분기25년 4분기26년 2분기거래 판도를 뒤집은 그 분기
Data
분기별 매출
23년 3분기$8.72B
23년 4분기$9.29B
24년 1분기$9.13B
24년 2분기$9.33B
24년 3분기$9.44B
24년 4분기$9.99B
25년 1분기$9.83B
25년 2분기$10.24B
25년 3분기$10.26B
25년 4분기$11.2B
26년 1분기$11.13B
26년 2분기$11.35B
SEC 공시 기준 분기별 총매출(단위: 십억 달러). 모든 분기가 1년 전 같은 분기보다 많았다. 다만 3개 분기는 직전 분기보다 줄었다. 분기 표기는 역년 기준이며 가장 최근은 2026년 7월 31일 마감된 2027 회계연도 2분기다. 출처: 세일즈포스 SEC 공시 기반 Sharadar 분기 재무 데이터(2026년 9월 24일 조회).10

두 배 증가에는 단서가 붙는다. GAAP 영업이익은 23억3000만 달러로 제자리걸음이었고 영업이익률은 20.5%로 내려앉았다.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은 26억1000만 달러의 전략 투자 수익이었다. 이 장부에서 앤스로픽 지분은 수억 달러가 수십억 달러로 불어났다 457. 사용량은 어쨌든 진짜다. 이번 분기 '에이전틱 워크 유닛'(Agentic Work Units)은 32억 개로 직전 분기보다 97% 늘었다 4.

더는 보이지 않는 작업에 돈을 내는 고객들

베니오프는 "가격표를 통째로 버려야 했다"고 말했다. 구매자는 이제 '좌석(Seat)' 과금, 지정 에이전트(named agent) 과금, 사용량·소비량·성과 기반 과금 중에서 고른다 7. 좌석 과금 장부는 로그인 기록과 대조해 셈을 맞출 수 있다. 에이전트가 클로드 안에서 돌린 업무 프로세스는 다르다. 구매자가 셈할 수 있는 수단은 세일즈포스 자체 요금 계량기뿐이다.

에이전트가 반드시 호출해야 하는 데이터 레이어를 쥔 쪽이 결국 돈을 걷는다. 그런데 그 에이전트가 앉는 책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쥐고 있다. 오피스(Office)와 다이내믹스 365(Dynamics 365)로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클리피(Clippy)'라느니 '판타지랜드(Fantasyland)'라느니 하는 빈정거림이 끊이지 않는다 18.

둘째 날이 내놓은 반전

기조연설 다음 날 아침, 로그인 서비스 병목 때문에 3개 운영 리전 전역에서 4시간 넘게 고객이 접속하지 못했다. 복구가 확인된 것은 미 동부시간(ET) 오전 6시 56분이었다 6. 애널리스트들은 무료 AIforce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요금 등급 체계가 단기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가는 이후 237달러 선까지 내려왔고, 시가총액은 1920억 달러 수준이다 9.

판가름은 12월 실적이 낸다

스티펠(Stifel)이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올린 것도, 2030 회계연도 매출 목표 630억 달러가 재확인된 것도 모두 도입이 매출로 전환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8. 보이지 않는 에이전트 작업에 대한 청구액이 '좌석(Seat)' 과금보다 높아질지는 아직 어떤 공시에도 답이 나와 있지 않다. 다음으로 읽어야 할 실적은 가이던스가 114억2000만~115억 달러로 제시된 분기다. 12월에 나온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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