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미의 25억달러 AI 약속, 하루 만에 '9% 할인'됐다

경영진은 전력 밀도가 랙당 1만5000달러어치 실리콘을 11만5000달러가 넘는 값으로 바꿔준다고 말한다. 다만 그 값을 벌어오는 아키텍처는 2028년 이후에야 등장한다. 이번 주 시장은 이 약속값을 미리 치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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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TangRichard Tang · 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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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세나왕에 있는 온세미 반도체 공장 모습. 건물 외벽에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말레이시아 세나왕의 온세미 공장. 이 회사의 마진 회복 계획은 이런 팹의 가동률에 달려 있다.

온세미는 9월 16일 투자자들에게 세 가지를 약속했다. 2030년까지 매출을 110억달러 바로 아래까지 끌어올리는 것(올해 66억달러보다 약 3분의 2 큰 규모), 매출총이익률 53%, 그리고 2억5000만달러도 안 되는 기반 위에 세운 25억달러짜리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그것이다 12. 주가는 이날 9.02% 하락한 66.60달러에 마감했다 1. 그날 오후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나온 0.25%포인트 연준 금리 인상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3. 하지만 시장이 진짜 반려한 것은 연준이 아니라 달력이었다.

아무도 반박하지 않는 부분, '물리'

하산 엘-코우리 온세미 최고경영자(CEO)의 논리는 이렇다. AI의 병목은 연산과 메모리를 지나 이제 전력을 공급하는 쪽으로 옮겨왔다. 그는 "전력을 더 끌어오는 것만으로는 정말 부족하다"며 "더 나은 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 온세미 전력 사업 총괄 아추트 샤는 이 문제를 두고 골드만삭스의 문장을 빌려왔다. "가정 1000가구가 쓰는 전력을 작은 캐비닛 하나에 어떻게 집어넣느냐"는 것이다 1. 업계가 내놓은 답은 랙의 전력 공급을 지금의 저전압 분배 체계에서 800V 직류(DC)로 옮기고, 파워 트리(전력 분배 구조) 전체를 전력반도체 부품 중심으로 다시 짜는 것이다 12.

회사 자체 추산으로는 랙당 탑재되는 실리콘 값이 약 1만5000달러에서 11만5000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뛴다. 대략 8배다 12. 엘-코우리는 시러큐스 팹에서 만드는 수직형 GaN(질화갈륨) 덕분에 온세미가 업계에서 "아마 5년 정도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1.

결실은 2028년에 오는데, 값은 오늘 매겨진다

고전압 사이드카(sidecar) 랙이 처음 양산에 들어가는 것은 2027년 말 무렵이고,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Solid-State Transformer)는 "2028년 말, 2029년 초"에 시작된다 12. 온세미가 제시한 2030년 기회시장 2130억달러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몫 450억달러는 대부분 2028년 이후의 이야기다 14. 그 전의 다리 구간은 작다.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올해 5억달러를 넘겨 2025년보다 두 배 이상 늘고, 2027년에 다시 두 배가 되는 수준인데, 회사 전체 매출이 약 66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규모다 12.

$0B$1B$2B$3B2026년 5억달러 초과2027년 10억달러 초과2030년 25억달러 초과$2.5B
Data
AI 데이터센터 매출
2026년 5억달러 초과$0.5B
2027년 10억달러 초과$1B
2030년 25억달러 초과$2.5B
그래프의 각 막대는 경영진의 9월 16일 발표에서 제시된 하한선이다. 2027년 수치는 '다시 두 배'라는 공약에서 도출된 값이다.1,2

기다림 비용은 주주 몫, 주식 희석은 모델 밖

주주들은 5개년 계획을 통째로 떠안으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런데 계류 중인 67억달러 규모 전량주식 방식의 시냅틱스(Synaptics) 인수는 이 모델 밖에 놓여 있다. 교환 비율은 시냅틱스 주식 1주당 온세미 주식 1.35주, 주식 희석은 약 12~14%에 달하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승인은 이미 손에 넣은 상태다 156. 스티펠은 전략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목표주가를 90달러에서 75달러로 내렸고 투자의견 '보유(Hold)'는 유지했다. 2030년 종착점이 매수 세력의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7. 9% 하락은 거시 변수만의 탓이 아니다. 온세미의 팬들조차 이번 약속을 가볍게 봤다.

전력은 하이퍼스케일러 몫, 위험은 온세미 팹 몫

수혜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다. 랙당 실리콘 탑재 값이 8배로 뛰는 효과는 그 시점이 언제든 이들 몫으로 돌아가고, 어느 회사의 실리콘이 전력을 실어 나르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력이다. 위험은 온세미의 팹에 남는다. 매출총이익률 회복이 공장 가동률을 거쳐 이뤄지기 때문이다.

가동률은 2025년 말 68%에서 2분기가 끝날 무렵 약 83%로 올라섰다. 가동률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매출총이익률이 25~30bp 좋아지는데, 이 몫은 대부분 이미 챙긴 상태다 1. 다음 단계를 만들려면 자동차 사업이 차량 생산이 제자리인 가운데서도 연 9% 안팎으로 성장해야 한다 12. 2025년 매출이 15.3% 줄었던 사업이다 1.

기다림이 복리로 쌓이는지는 11월 실적이 가른다

이번 급락은 기술이 아니라 시간표에 매겨진 값이다. 시장은 물리학이 맞다는 데 이의가 없는 로드맵의 5년 몫을 선결제하라는 주문은 거부했다. 판가름은 11월 초 3분기 실적에서 난다. 월가 컨센서스는 매출 약 17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0.87달러를 잡고 있다 1.

가동률이 83%를 웃돌고 AI 매출이 5억달러 선을 넘어서는 궤적이라면 '다리 구간'이 예정대로 복리로 쌓이고 있다는 신호다. 반대로 자동차 수주잔고가 흔들리면 로드맵을 팔아치운 투자자들은 '오판'이 아니라 '일렀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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