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에야 나올 메모리 해법에 시장은 8%를 지불했다

인텔이 목요일 약 8% 급등 마감했다. 로이터가 보도한 'SK하이닉스가 인텔의 공사 지연 중인 오하이오 캠퍼스에서 메모리를 생산한다'는 협의 소식이 재료였다. 해당 팹의 완공은 빨라야 2030년이다. 이 협의가 풀어줄 메모리 부족은 이미 애플의 마진을 깎고 아이폰 값에 100달러를 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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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TangRichard Tang · 4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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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2025에서 전시 중인 SK하이닉스의 AI 서버용 SOCAMM 메모리 모듈. 옆 안내판에는 128GB 용량과 7.5Gbps 속도가 적혀 있다.
컴퓨텍스2025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의 AI 서버용 SOCAMM 메모리 모듈.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 메모리 생산을 놓고 사상 처음으로 타진 단계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인텔이 목요일 약 8% 오르며 장을 마쳤다. 수요일에도 4% 올랐다. 시장을 이만큼 달군 것은 '대화' 한 판이었다 12.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서 메모리 칩을 만드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방식은 인텔 오하이오 캠퍼스 일부를 임차하거나, 물량 확보를 서두르는 인텔·클라우드 기업들과의 합작 등으로 검토되고 있다 3. 관계자 한 명은 협의가 아직 타진 단계이며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이 단계에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고, 인텔은 추측성 보도라며 논평을 피했다 3. 오하이오 팹 2기는 2022년 최대 1000억달러 규모로 발표됐다. 당초 2025년 생산 개시가 목표였으나 완공은 2030년과 2031년으로 밀렸다 3.

묘한 대목은 따로 있다. 이번 10년 안에 단 한 장의 웨이퍼도 찍을 수 없는 팹이 인텔 주가에 8%를 더했다. 시장은 공급 완화에 값을 매긴 게 아니다. '영속성'에 값을 매긴 것이다.

메모리난이 손익계산서로 번졌다

같은 날 바클레이스의 베누 크리슈나 전략가는 메모리를 특정해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수요일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금리 인상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실적 리스크라는 것이다 4. 그가 든 증거는 구매자들이다. 애플은 최근 매출총이익률 하락을 통째로 메모리 비용 탓으로 돌렸다. HP는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제품 원가(BO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자이자 구매자인 삼성전자는 미리 계약돼 있는 수요를 근거로 2027년 수급 격차가 2026년보다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4.

애플의 자체 가이던스가 그 산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매출총이익률은 6월 분기 50.1%에서 9월 분기 47~48%로 낮아질 전망이다. 팀 쿡 애플 CEO는 메모리 가격을 '100년 만의 홍수'라고 부른 바 있다 5. 아이폰18 프로의 시작가는 100달러 오른 1199달러. 트렌드포스가 내다봤던 150~200달러 인상에는 못 미친다. 256GB 모델의 메모리 비용은 1년 전보다 거의 400% 높은 수준이다 5. 제품이 매장에 깔리는 건 9월18일이다 5.

공급망 상류로 갈수록 숫자는 더 가팔라진다. 립부 탄 인텔 CEO는 화요일 메모리 가격이 5~7배 뛰었으며 내년에는 공급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67.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2027년을 업계 사상 최악의 공급난 해로 꼽았다 6.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RAM 계약 가격이 2025년 하반기에 64% 오르고 2026년에는 또 270% 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6. 인텔은 오는 10월5일 PC 프로세서 가격을 약 10%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말 이후 세 번째 인상이다 7. 청구서는 이제 매장 선반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누가 챙기나

공급업체들은 2026년 상당 기간의 프리미엄 AI 메모리 물량을 대부분 팔아치운 상태다 4. 마이크론의 회계 3분기 매출은 414억6000만 달러로, 1년 전 93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은 84.9%,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약 500억 달러다 6. 첫 16건의 전략 고객 계약 가운데 14건이 약 1000억 달러의 최소 계약 매출을 담고 있다. 월요일자 기사에서 다룬 '보험 정책'이다 6. 탄 CEO가 이번 주 가격 급등을 경고하자 마이크론 주가는 5.3% 오른 975.86달러를 기록했다 8. 원가 경고는 파는 쪽의 매출 전망이나 다름없다.

$0B$20B$40B$60B2025 회계 3분기 (실적)2026 회계 3분기 (실적)2026 회계 4분기 (가이던스)$50B
Data
분기 매출
2025 회계 3분기 (실적)$9.3B
2026 회계 3분기 (실적)$41.46B
2026 회계 4분기 (가이던스)$50B
한 공급업체의 매출에 새겨진 공급난: 1년 전 분기, 최근 보고 분기, 그리고 이번 분기 가이던스.6

목요일의 시세는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메모리를 생산하면 이론상으로는 마이크론이 누리는 미국 내 희소성 프리미엄이 줄어들어야 한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다.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보다 더 크게 올랐다. 24/7 Wall St는 이를 시장이 경쟁 구도의 변화보다 희소성과 업계 전체의 가격결정력을 먼저 매긴 것으로 해석했다 9. 희소성이 점유율을 이겼다.

해결책은 홍수가 지나간 뒤에 온다

오하이오 보도에 실제로 담긴 것부터 보자 3. 거래 구조는 두 가지다. 인텔 부지 일부를 빌리는 임대 방식이거나 클라우드 기업이 함께하는 합작이다. 어느 쪽이든 한국 정부가 제동을 걸 수 있다. 첨단 메모리는 한국에서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되고 해외로 이전하려면 정부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로이터에 이를 확인해줬다 3. 소식통 2명은 미국에서의 생산 비용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3. 그럼에도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은 미국행을 원한다. 최 회장은 7월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객사와 워싱턴의 압박 속에서 나온 발언이다. 워싱턴에선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이 최대 100%의 관세를 경고해왔다 3. 로이터조차 SK하이닉스가 오하이오에서 어떤 칩을 생산할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정작 시점은 어떤 발표로도 고칠 수 없는 문제다. 마이크론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공급 개선은 2028년에야 시작되고 그마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추정은 공급난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공장이 풀가동에 들어가는 시점이 가장 빨라야 2028~2029년이라고 본다 6. 오하이오 팹이 완공되는 것은 2030년과 2031년이다 3. 삼성전자가 지적한 2027년의 수급 격차는 이 모든 것보다 먼저 열린다.

메모리를 옥죄는 결정적 제약은 이제 수요도 자본도 아니다. 구매자들은 최소 물량 계약에 서명하고 워싱턴에 압박을 넣고 있다 36. 남는 병목은 웨이퍼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판을 바꾸는 변수는 2028년 전에 출하를 시작하는 생산능력뿐이다. 기존 설비 전환과 패키징(후공정), 이를테면 지금 공사 중인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같은 곳이다 3. 이번 10년 안에 새 부지에 세우는 캠퍼스가 아니다. 가격결정력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마이크론의 9월 30일 실적 발표에서 가늠할 수 있다 6. 한국 정부도 주시해야 한다. 정부 발표 하나면 인텔의 이번 행보 전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어서다 9. 그 전까지 공급난이 값을 걷어가는 곳은 지금과 같다. 애플의 한 분기 매출총이익률에서 2~3%포인트 5, 휴대전화 한 대당 100달러 5, 그리고 관련 보도가 옳다면 다음 PC 프로세서 가격의 10%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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